산은, GM에 先 비토권 확보 後 지원

27일까지 협상 마무리
홍영표 "10년내 韓철수 금지 당연"

배리 엥글(왼쪽) 미국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특위 위원장인 홍용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을 찾아 이동걸 산은 회장과 면담한 뒤 심각한 표정으로 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및 산업은행과 미국 GM 본사가 한국GM에 대한 차등감자 및 비토권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정부가 차등감자를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한국GM의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비토권 확보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비토권을 유지하는 방안을 찾아낼 것으로 보인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와 산은은 감자·출자전환 과정에서 산은의 지분율(현재 17.02%)이 내려가도 중요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비토권을 지원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GM이 차등감자를 받아들이면 주주들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며 배임 등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만큼 차등감자에 결사 반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산은이 GM 본사 측에 한국GM 지분에 대한 차등감자를 더 이상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정부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GM이 차등감자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산은이 한국GM에 대출해 채권자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또 한국 시장에 10년 이상 체류하는 조건으로 한국GM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GM 측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한국GM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4일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서울 여의도 산은을 찾아 이동걸 회장과 면담한 후 GM의 10년 내 한국 철수 금지를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또 “산은과 GM 간 협상이 늦어도 27일까지는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도 “GM과 정부가 일정 부분 의견접근을 이룬 상태”라며 “이르면 27일 밑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엥글 사장은 이날 이 회장과의 면담에서 신속한 자금 지원 등 GM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GM 측이 그동안 산은과의 협의 과정에서 제시했던 것과 다른 조건을 꺼내 들어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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