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C는 국내 금융사의 해외 인수합병(M&A)에 있어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08년 카자흐스탄 5위권 은행인 BCC의 지분 41.9%를 9,541억원에 사들이는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강정원 전 KB국민은행장은 인도네시아 은행 뱅크인터내셔널인도네시아(BII) 보유지분 매각 자금을 밑천으로 삼았다. 윤 회장이 2003년 재무담당 부행장 시절 835억원을 투자해 지분 13.89%를 인수했던 것을 강 전 행장이 3,670억원에 매각해 4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BCC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강 전 행장은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고 물러나게 됐다. 결국 KB는 장부가 1,000원을 기재한 뒤 지난해 테세나뱅크에 매각해 완전히 털어냈다. 그런데 최근 BCC는 또다시 정부의 공적자금을 투입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 입장에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지 않고 그나마 잘 엑시트했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셈이다.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이라는 게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그러면서 아쉬움이 드는 건 BII 지분 매각이다. 만약 그때 팔지 않았다면 지금은 몇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고 글로벌이 취약한 KB 입장에서는 수익 이상으로 가질 수 없는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는 게 윤 회장의 판단이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이 약하다지만 반대로 찬스가 있다고 본다”면서 “계획대로 3년 후에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모습일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