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박하사탕’ 이창동 감독, “설경구에게 ‘너 참 잘 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이창동 감독이 설경구에 대한 특별한 믿음을 전했다.

24일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제작 이스트필름)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개봉을 맞아 관객과의 대화(GV)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창동 감독, 배우 설경구와 김여진이 참석했다.

이창동 감독

지난 2000년 개봉한 ‘박하사탕’은 제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개막작(1999)으로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되는 등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배우 설경구, 문소리를 발굴한 이창동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설경구는 ‘박하사탕’ 촬영 이 쉽지 않았음을 토로하며, “‘감독님은 더 큰 영호를 원하실텐데 전 이것 밖에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하고 사과 한 적 있다. 그 정도로 저에겐 힘든 영화였다”고 말했다.


이에 이창동 감독은 “그 때 제가 설경구에게 했던 말은 ‘내가 너만 의지하고 가고 있다. 네가 힘이 되고 있다’ ”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당시 수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있었다. 긴 시간 동안 약 100여명 수많은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이다. 내가 너만 의지하고 가고 있고, 네가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단순히 용기를 주려고 덕담한 게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며 설경구를 칭찬했다.

또한 설경구에 대해 “첫 촬영 시작할 때부터 ‘영호’ 캐릭터가 들어온 느낌이었다. 설경구가 영화 경험이 많지 않아서 힘들어했지만 한 장면 한 장면 모습이 언제나 놀라움이었다”며 “그럼에도 ‘너 참 잘한다’라는 말은 안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개인적인 연출론이기도 한데 배우는 잘한다는 말을 들으면 잘한다는 것에 맞출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경구라는 미지의, 나도 알지 못하는 잠재력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잘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항상 마음으로 믿고 있었고 의지하고 있었다”며 설경구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감독의 믿음과 신뢰감을 전했다.

‘박하사탕’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한국영화 개막작(1999) 선정을 시작으로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은 이창동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이자, 배우 설경구, 문소리를 발굴한 작품이다. 생의 막장에 이른 한 남자가 과거 20년 시간을 거슬러가는 <박하사탕>은 배우 설경구가 분한 주인공 김영호의 20년 삶을 관통하는 80년 5월 광주의 트라우마를 통해 개인의 삶을 추동하는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방증하는 영화다.

21세기 한국영화 첫 마스터피스 ‘박하사탕’은 오는 4월 26일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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