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차량돌진 범인 "반란 시작됐다"…SNS에 혐오성 글

2014년 美 샌터바버라 총기난사범 두고 ‘최고의 신사’ 지칭
과거 범죄전력 없어…살인 등 16개 혐의로 재판 넘겨져

토론토 차량돌진 사건의 용의자 알렉 미나시안(25)이 범행 직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쳐

캐나다 토론토에서 전날 발생한 차량돌진 사건 용의자 알렉 미나시안(25)이 범행 직전 자신의 SNS에 여성혐오를 의심케 하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24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이에 수사당국은 미나시안의 범행 동기를 밝힐 단서로 주목하고 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나시안은 범행 직전 페이스북에 2014년 미국에서 발생한 총격 살해범 엘리엇 로저를 ‘최고의 신사’라고 지칭했다. 로저는 2014년 미국 샌타바버라의 캘리포니아대학 주변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총격범이다.이 참사로 6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미나시안은 문제의 게시물에서 “‘인셀’(Incel)의 반란은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모든 ‘차드’(Chads)와 ‘스테이시’(Stacys)를 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인셀’은 로저가 자신의 구애를 거부한 여성에게 분노를 표시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사용했던 ‘비자발적 독신자’를 의미하는 용어다. 또 ‘차드와 스테이시’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활발한 성생활을 하는 남녀를 멸시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속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이번 차량돌진 사건 이후 미나시안의 계정을 폐쇄했다.

인파가 몰리는 거리에서 차량을 돌진해 대규모 희생을 노린 것은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세력의 범행 수법과 닮아 있지만 이번 사건이 테러와 관련되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번 사건이 어떤 국가 안보 상황과 연계됐다고 의심할만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미나시안에게는 살인·살인미수 등 총 16개의 세부 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범행 이후 처음으로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 판사의 질문에 이름을 얘기했고, 변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 바흐 미나시안은 법정에 선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눈물을 닦았다.

미나시안은 토론토 교외 리치먼드 힐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토 세네카 대학에 다녔던 미나시안의 대학 동료는 캐나다 현지 언론에 “지난주 미나시안을 컴퓨터 프로그램 수업에서 봤다”면서 “그는 남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 사교성이 부족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미나시안은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캐나다군에 잠시 몸담기도 했으나, 군의 권유에 따라 퇴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그가 과거 범죄 전력은 없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 인근에 마련된 임시 추모 장소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화와 애도의 메시지가 쌓였다.

한편 지난 23일(현지시간) 미나시안은 전날 빌린 승합차를 이용해 토론토의 번화가인 핀치 애비뉴의 영 스트리트의 교차로와 인도를 질주했다. 이로 인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캐나다 시민권자인 동포 1명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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