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에니스 세스페데스 /AP연합뉴스
뉴욕 메츠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3)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소문난 골프 고수다. 2011년 쿠바에서 망명한 뒤 골프에 입문했고 레슨 한 번 받아본 적 없는데도 보통 70대 중반 스코어를 낸다. 그의 골프 친구는 “세스페데스가 정식 골프 레슨을 받는다면 아마 야구계를 떠나 골프 투어프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세스페데스는 거의 매일 골프를 쳤다. 저녁에 메이저리그 경기가 있는 날도 필드에 나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진 것은 2015년부터. 그해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탠 세스페데스는 정작 챔피언십시리즈 경기에서는 어깨 통증으로 교체됐는데 이날 경기 전에도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세스페데스는 “골프 친 뒤 야구 하는 것은 내 루틴이다. 골프는 부상과 관계없다”고 해명했지만 이제 좀 골프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듬해 부상 때도 골프가 논란이 됐고 세스페데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골프를 끊었다. 야구에 전념하며 요가로 몸을 만들었다. 그러나 성적은 영 시원찮다. 25일(이하 한국시간) 3점 홈런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타율 0.195에 5홈런.
미국 골프채널은 세스페데스가 시즌 초반 부진의 한 원인으로 ‘골프 결핍’을 지목하고 있다고 25일 소개했다. 세스페데스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야구에 슬럼프가 올 때 탈출 방법 중 하나는 골프를 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이후로 골프를 한 번도 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골프와 야구가 밀접하게 연결된 운동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골프를 잘하기 위해서는 손을 몸 안쪽에 유지해야 하고 공에서 눈을 떼면 안 된다. 야구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골프를 다시 시작할 때 혹시 있을지 모를 팀 안팎의 곱지 않은 시선을 염려하는 듯하다.
메츠는 15승6패로 잘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메츠가 고공비행을 계속하려면 세스페데스를 빨리 골프코스에 나가게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