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7시 재향군인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여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할 채비를 하고 있다./신다은 기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시민단체들이 이른 아침부터 문재인 대통령 환송에 나섰다.
이날 오전7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는 경남도·충청도·강원도 등 출신 지역의 조끼를 입은 재향군인회원들로 가득 찼다. 주최 측 추산으로 8,000여명가량 모인 이들은 문 대통령이 지나갈 길목에 서서 문 대통령 환송 채비를 했다. 저마다 손에는 ‘정상회담 비핵화 꼭 성공하라’, ‘비핵화 첫걸음 만들어 주세요’와 같은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날 집회 참석을 위해 경남 진주에서 온 최신용(54)씨는 “광화문 광장에 나간다고 하니 주변에서 ‘반대하러 가느냐’고 묻더라”며 “하지만 재향군인회는 보수·진보 진영과 관계 없는 안보단체이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핵을 폐기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경남 창원시에서 새벽차를 타고 왔다는 유용택(59)씨도 “경제적·외교적 압박은 대화를 위한 전 단계였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핵을 폐기해야 한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느라 중요한 안보 목표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향군인회원들은 오전8시15분께 문 대통령이 탄 까만색 차가 다가오자 환호했고 문 대통령은 차량 안에서 회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한반도 신(新)경제지도, 개성공단 정상화로부터’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길목에 서서 문 대통령을 환송했고 시민단체 활빈단도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남북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1인시위를 열었다.
남북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보수단체들이 회담을 반대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신다은기자
반면 같은 시각 서울 중구 대한문 앞은 태극기시민혁명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의 ‘4·27 김정은-문재인-판문점 회담 평화 가장 대사기극 규탄대회’가 열렸다. 애초 신고한 50명보다 적은 10여명이 모였지만 참가자들은 확성기를 켜고 남북정상회담 개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김정은은 비핵화 허위 약속을 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 수단에 불과하다”며 남북정상회담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마부대와 애국시민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후2시에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국회 앞에서 회담 개최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8시6분 판문점 정상회담을 위해 청와대를 출발했으며 오전9시30분께 군사분계선(DML)에 걸쳐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로 걸어 들어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예정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