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김정은이 싸 왔다는 평양냉면…직장인들 "나도 먹어보자"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며 언급한 평양냉면. 육수, 간단한 반찬을 함께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신다은 기자

“이게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가져온 냉면이라 이거지?”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12시 서울 시내 한 냉면집 안. 냉면을 앞에 둔 직장인 넥타이 부대는 저마다 ‘셀카’를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느라 분주했다. 해시태그(#)에 ‘남북정상회담’, ‘역사적인 날’과 같은 문구도 함께 달았다. 외국인 여행객들은 ‘피스 누들(평화를 상징하는 음식)’이라 너스레를 떨며 평양냉면을 맛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전 회담 결과를 뉴스로 전해 들은 직장인들은 남북 정상들의 공식 만찬 메뉴이자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는 평양냉면을 점심 메뉴로 택했다.

이날 을밀대·봉피양·필동면옥 등 서울 중심가의 유명 평양냉면 식당들은 오전 11시부터 손님이 밀려들기 시작해 오후 12시가 되기도 전에 만석이 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남한땅을 건너 와 “평양냉면을 가져왔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한 장면이 계기가 됐다. 평양냉면 맛집으로 알려진 ‘을밀대’는 손님 40여명이 식당 바깥까지 줄을 길게 서기도 했다. 식당마다 20명씩 줄을 서 “평양냉면 주세요”를 외치는 진풍경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서울 종로구 평양냉면집 ‘강서면옥’ 관계자는 “아직 냉면 먹을 철이 아닌데 어제오늘 평균 웨이팅 수가 54팀씩 됐다”며 “평균 주문량의 3배 가까이 더 들어왔고 냉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이 식당은 점심 개시 1시간 30분 만에 평양냉면이 완판됐다. 평양냉면 식당 주인들은 때 아닌 호재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12시 서울 시내 ‘강서면옥’이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다./신다은기자

시민들도 화기애애한 오전 회담 분위기에 고무된 듯 들뜬 얼굴로 제 몫의 냉면을 받아들었다. 회사에서 20분을 걸어 평양냉면을 먹으러 왔다는 윤지영(24)씨는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에 들뜨고 즐거워 팀 사람들과 즉석 결정했다”며 “이렇게 몰리는 걸 보니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한가보다”고 웃었다. 스스로를 ‘문재인 지지자’라 밝힌 한민수(35)씨는 “회담 영향도 있지만 큰 일 치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마음으로라도 함께 하고 싶어 일부러 냉면집을 찾았다”며 “우리가 이렇게 친구들과 화기애애하게 냉면을 먹듯 남북 정상도 그런 분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만나는 이날 정상회담 만찬은 평양냉면이다. 북측은 평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해 ‘정통’ 평양냉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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