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신하우징 전국꿈나무골프대회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27일 2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저학년 어린이들은 부모가 쓰던 골프채를 잘라 쓰는 경우가 많다. /태안=권욱기자
김명환(가운데) 덕신하우징 회장과 기념촬영 하는 각 부문 우승자들. /태안=권욱기자
“태어나서 처음 한 건데 기분 ‘짱’이에요.”
27일 덕신하우징 전국꿈나무골프대회에서 만난 초등학교 3학년 윤병찬(월문초)군은 전날의 짜릿했던 손맛을 떠올리며 가슴 벅찬 표정을 지었다. 윤군은 지난 26일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CC(파72)에서 열린 이 대회 1라운드 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터뜨렸다. 93야드 거리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그린 앞 벙커를 가뿐히 넘긴 뒤 굴러서 홀에 빨려 들어갔다. 1년여 전 골프에 입문한 윤군은 87-89타로 남자 저학년부(1~4학년) 9위에 올랐다.
국내 1위 건축용 데크플레이트 업체 덕신하우징이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과 대한골프협회가 후원하는 덕신하우징 꿈나무대회가 홀인원과 이글 쇼로 화려하게 장식됐다. 남자 고학년부(5·6학년)의 천효섭(외삼초6)은 2라운드 3번홀(파5) 이글을 앞세워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범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이틀간 71-69타로 합계 4언더파 140타. 2위에 2타 앞섰다.
이 대회는 18홀씩 이틀간 36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진행됐으며 남녀 고학년부는 화이트 티잉그라운드를, 남녀 저학년부는 레드 티잉그라운드를 썼다. 고학년 선수들의 코스 길이는 주말 골퍼들이 보통 이용하는 코스의 길이와 비슷하다. 예측이 어려운 바람 속에서도 고학년 남자 어린이들은 드라이버 샷으로 220야드, 여자 어린이들은 200야드를 너끈히 날렸다.
초등연맹 대회일정 중 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지는 이 대회는 2014년 창설돼 5회째를 맞았다. 첫해에는 별도의 협찬사도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협찬사만 10여곳에 이른다. 최경주재단에서도 운동화와 선크림을 지원했고 지난해보다 참가자 수가 크게 늘어 155명이 열전을 펼쳤다.
주니어 골프대회로는 드물게 프로 대회처럼 갤러리 입장이 허용되는 이 대회는 어린이들이 참가하고 싶어 하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주최사는 5회 대회 기념으로 17번홀(파3) 홀인원에 전지훈련비 1,000만원을 내걸기도 했다. 이 대회에 처음 참가했다는 단젤라 샤넬(성동초3)은 “프로 대회에 나온 것 같은 기분”이라며 “박인비 언니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샤넬은 10위에 올랐다.
이 대회 창설 전부터 소년소녀가장 돕기 활동을 펼치는 등 특히 어린이 후원에 관심이 많은 김명환 덕신하우징 회장은 “내년에는 대회장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회도 진행하는 등 더욱 수준 높은 명품 주니어 대회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매년 대회운영비 1억원을 사재로 마련하고 있으며 대회에 참가한 어린이 중 가정환경이 어려운 유망주들에게 매달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여자 고학년부에서는 이정현(운산초6)이 합계 이븐파로 우승했으며 남자 저학년부 우승은 7오버파의 안성현(나산초3)에게 돌아갔다. 여자 저학년부에서는 이효송(무학초4)이 1오버파로 우승했다. 남녀 고학년 우승자에게 80만원씩이 주어지는 등 총상금 1,080만원이 주인을 찾아갔다. JTBC골프가 녹화 중계한다.
/태안=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