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北매체들, 김정은 '결단' 부각...핵협상 통한 번영의도 재확인

일정 이례적으로 사전보도
만찬후 귀환→밤까지 상봉
조선중앙통신 수정하기도

북한 대내외 매체들은 남북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오전 일제히 회담 사실을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이 가져온 성과임을 강조했다. 최고지도자의 신변 안전을 위해 동선을 사전 보도하지 않는 북한 매체들이 예고 보도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핵무기 협상으로 체제번영을 이뤄내려는 의도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논설에서 “지금 북남관계에서도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의 숭고한 애국의 뜻과 비범한 영도에 의해 놀라운 사변들이 펼쳐지고 있다”며 “이번 북남 수뇌회담(남북 정상회담)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의 뜨거운 민족애와 확고한 통일 의지, 대범한 결단과 넓은 아량에 의해 마련된 역사적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논설은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을 갖추기 위해 허리띠를 조이며 간고분투해온 우리 인민의 투쟁이 빛나게 결속되었다”며 “우리 후손들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 높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확고한 담보를 가지게 되었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핵 협상을 통해 북한의 체제보장과 경제발전을 얻어내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 동지께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번영·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나서는 제반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날 회담 일정을 “기념식수를 하고 역사적인 판문점회담 결과를 발표하게 되며 문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 후 평양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보도했다가 “오전과 오후에 이어 밤까지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일정을 마친 후 평양으로 돌아온다”고 수정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북한 선전 매체들은 남북 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이 내린 결단의 산물임을 일제히 강조했다.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번 북남 수뇌회담은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의 뜨거운 민족애와 확고한 통일 의지, 대범한 결단과 넓은 아량에 의해 마련된 역사적 사변”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분단의 상징이며 ‘끝나지 않은 전쟁’의 최전선인 판문점에서 개최되는 북남 수뇌상봉과 회담은 그 어떤 대국도 되돌릴 수 없는 새 역사 창조의 기점”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국과는 달리 북한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생중계는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은 18일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에서 양 정상 간 악수 순간 등 남북 정상회담의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합의했지만 조선중앙TV는 정오까지 방송을 시작하지 않았다. 북한은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같이 정상회담 소식을 녹화방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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