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4·27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평화의집에 가기 위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MDL)을 넘고 있다. 역대 북한 최고지도자 가운데 남한 땅을 밟은 것은 김 위원장이 처음이고 남북 정상이 MDL에서 만난 것도 최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분계선까지 나와 맞이해 준 것은 정말 감동적”이라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다”고 화답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년 만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해 통 큰 의견접근을 이뤘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김 위원장을 맞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4·27정상회담’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합의 후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쳐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도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할 것”이라며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지적해 북핵 문제 해결의 속도전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정상 간 첫 협상 테이블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마음가짐을 잘해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나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 우리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세계 모든 사람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을 가본 적이 없다”며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 고 운을 뗐다.
이어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해 향후 경협 추진의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은 오전 회담 개시에 앞서 문 대통령이 환영 차원에서 준비한 의장대 행렬을 함께하며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과 서울·제주도·백두산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두 정상은 오후에도 회담한 뒤 양측 실무협의에서 작성된 선언문에 서명하고 공동발표에 나섰다. 공동발표 내용에는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에 대한 양 정상 간 합의 사항이 담겼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