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8년형 QLED TV 공식 출시 행사 ‘더 퍼스트룩 2018’에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달 초 미국 시장에 내놓은 2018년형 QLED TV가 출시 초반 기대치를 웃도는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65인치 이상 대형 사이즈에 주문이 집중되면서 주요 유통 채널에서는 일시적으로 품절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사이즈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는다고 보고 당초 세웠던 사이즈별 생산 비중의 조정에 나섰다.
29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QLED TV의 미국 판매량이 지난달 7일 출시 후 현재까지 6주간 기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배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QLED TV를 Q6·Q7·Q8·Q9 시리즈로 나눠 글로벌 시장 가운데 미국에서 처음 출시했다. 출시 초기 판매량은 삼성전자 자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형 사이즈에 속하는 65인치 이상 QLED TV의 판매는 출시 후 첫 한 달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특히 의미를 두고 모니터링하는 현지 판매 동향은 미국 최대의 가전 유통 업체인 베스트바이 산하 ‘매그놀리아’에서의 판매 성적. 매그놀리아는 베스트바이가 지난 2000년 인수한 프리미엄 홈시어터 전문 유통 업체다. TV·오디오·비디오 등 홈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프리미엄 제품만 엄선해 판매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매그놀리아에서 QLED TV 신제품 판매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면서 “QLED TV 시리즈에서도 고사양인 Q9·Q8 시리즈의 65~82인치 제품들이 품절 현상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전자 업계는 이번 품절 사태의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시장 수요를 실시간으로 제품 생산에 반영하고 공급하고 있는데 QLED TV가 품절됐다는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판매 돌풍이 일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이렇자 삼성전자는 사이즈별 생산 비중 조정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사이즈의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초대형 사이즈를 중심으로 한 QLED TV 판매 호조 덕에 올 상반기 전체 TV 매출의 20%가량을 QLED TV가 감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QLED TV의 매출 비중이 10%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배가량 높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출시 초기의 판매 호조를 이어가 초대형 TV 대중화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대형 TV에 대한 선호도 증가 추세가 뚜렷하지만 가격 장벽이 높은 점을 감안해 다양한 라인업으로 선택의 폭을 넓혀 시장을 확대하고 경쟁사와의 격차도 벌리겠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