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가 29일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갤러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이정은-최혜진 ‘양강 구도’일 것이라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8시즌에 ‘장하나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5개 대회 출전에 벌써 2승이다.
장하나(26·비씨카드)는 29일 경기 양주의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코스(파72·6,729야드)에서 끝난 K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리스 KLPGA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로 우승했다. 상금은 2억원. 3라운드에 버디만 8개를 잡아 공동 7위에서 2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는데 이날 버디와 보기를 2개씩 바꾸는 사이 2타 차 격차가 끝까지 유지됐다. 12언더파 공동 2위는 신인 최혜진과 3년차 김지영이 차지했다.
2013시즌 상금왕에 오르는 등 KLPGA 투어를 발판삼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한 장하나는 미국에서도 2016년 3승 등 총 4승을 거두며 활약했다. 그러다 한국에 남겨진 어머니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지난해 국내 투어로 돌아왔다. 복귀 시즌을 우승 없이 상금랭킹 12위로 마친 장하나는 적응을 마친 올 시즌 날개를 단 듯 투어를 주무르고 있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우승으로 일찌감치 시즌 첫 승을 신고하더니 가장 먼저 다승(2승) 고지를 점령했다. 상금 1위(약 3억9,000만원)면서 대상(MVP) 포인트도 1위(152점)다. 장하나는 이번 우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10승도 채웠다. 이중 메이저 우승컵이 3개다.
장하나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떠안았던 상처도 씻었다. 다른 코스(가평베네스트)에서 열렸던 이 대회에서 그는 1~3라운드 내내 선두를 지키고도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준우승으로 밀렸던 기억이 있다. 올해도 초반에는 6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은 하민송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민송의 8번홀(파4) 보기로 장하나는 다시 달아났고 11번홀(파5)에서 3m 버디를 놓치지 않아 3타 차로 벌렸다. 4타 차 선두였던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남은 네 홀에서 파를 지키며 넉넉하게 우승했다. 이번 대회 기간에 알바트로스(규정 타수보다 3타를 덜 치는 것) 잡는 꿈을 꿨다는 장하나는 꿈처럼 우승을 꽉 붙들었다. 그는 경기 후 “지난해 큰 격차(4타)로 출발했는데도 아쉽게 준우승 했다. 그래서 오늘 우승 세리머니로 ‘먼지 털기’ 춤을 췄다. 지난해 준우승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올 시즌 목표로 “전관왕을 하고 싶기는 한데 집착하지 않겠다. 시즌 5승 이상 해보고 싶다”고 했다.
하민송이 3타를 잃고 8언더파 공동 7위로 밀려난 사이 ‘슈퍼루키’ 최혜진이 힘을 냈다. 막판 16~18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몰아치는 등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준우승한 최혜진은 시즌 평균타수 1위에 올랐다. 상금랭킹은 2위. 지난 시즌 아마추어 신분으로 2승을 거둔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2018시즌 개막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지난 시즌 전관왕에 빛나는 이정은은 이날 버디 3개, 보기 5개로 2타를 잃어 7언더파 공동 11위로 마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