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차-더 K9]덩치 커졌지만 주행 질감은 부드럽고 묵직

보닛·헤드램프 라인 곡선 강조
웅장하고 수려한 이미지 연출




기아자동차가 “전사적 역량을 총 집결했다”는 신형 플래그십 대형세단 ‘더(THE) K9’을 서울 잠실 롯데 시그니엘서울에서 만나봤다. 다소 고리타분했던 전 세대에 비해 더 K9은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워졌다. 전장 5,120㎜에 전폭 1,915㎜, 전고 1,490㎜, 축거 3,105㎜로 덩치는 커졌지만 보닛과 전방그릴, 헤드램프로 내려오는 라인은 곡선을 강조해 웅장하면서도 수려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가로로 빛이 지나간 듯 곡선을 그린 주간주행등(DRL)과 후미등은 더 K9의 상징이다.



시그니엘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직접 운전대를 잡고 약 78㎞를 달려봤다. 시승한 모델은 3.3 가솔린 터보 그랜드 마스터즈 모델. 더 K9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실내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조수석 앞을 지나는 실내 레이아웃이 수평으로 간결하게 전개돼 시야가 넓다. 가로로 펼친 12.3인치 디스플레이 역시 시인성이 좋다. 센터페시아에 가로로 전개된 버튼들은 크롬 형태로 장식해 조작감은 물론 고급감이 느껴진다. 특히 센터페이사와 도어에 들어간 최고급 리얼우드 크러시패드와 도어트림은 더 K9이 프리미엄 세단이라는 정체성을 보여준다. 센터페이아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 협업한 ‘아날로그 시계’를 탑재했다. 유럽산 천연 가죽에 실제 스티치를 통해 박음질 된 시트는 운전자와 앞과 뒤 동승자에게 최고의 착좌감을 선사한다.

주행 질감은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전형적인 고급 세단의 감성이다. 스포츠모드로 달리면 3.3터보 엔진(370마력·52.0㎏f·m)의 빠른 반응과 차체의 단단한 느낌을 전달하지만 그렇다고 본격적인 스피드를 즐기기엔 큰 차체다. 놀라운 점은 첨단 기술로 지적인 드라이빙을 더한 것. 깜빡이를 켜는 쪽으로 후측방 사각지대가 계기판에 표시된다. 반자율주행기능은 사실 자율주행으로 믿고 가도 될 만큼 직선과 곡선 차선을 잘 인식한다.

가격이 5,490만원부터 시작하는 더 K9은 경쟁모델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제네시스 ‘G80’을 꼽았다. E클래스 가격으로 S클래스의 고급스런 드라이빙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에겐 탁월한 선택이 될 만하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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