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내에서 철강·알루미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며 가격 폭등 및 원자재 확보 시한 지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철강·알루미늄의 수요가 커지면서 스테인리스 가격은 전달 대비 35%나 뛰었으며 물량확보에 걸리는 시간도 14주로 두 배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WSJ는 “이러다 납기를 맞출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멤피스주 소재 알루미늄 가공업체인 조던사의 르위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열심히 전화번호부를 뒤져 알루미늄을 확보하고 있지만 다음주까지 추가 물량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금속가공 업체들의 물량확보 경쟁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미국 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면제기한 연장 결정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중국 등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지 않은 국가들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적용했지만 자국 수입량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유럽연합(EU)·캐나다·멕시코 등에는 다음달 1일까지 관세 부과를 유예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면제기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각국과의 무역협상 진척 상황에 따라 기한이 차등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이 정책은 대통령 각서로 결정돼 막판에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금속업계는 관세 면제기한이 연장되더라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유예 대상으로 지정한 국가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멕시코가 포함돼 있다. 앞서 한국의 경우 FTA 재협상 과정에서 관세 면제국에 포함되는 대신 철강쿼터제를 받아들인 만큼 나프타 개정안에도 유사한 조항이 들어간다면 결국 수입 철강·알루미늄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 EU 등은 트럼프 행정부에 양보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결국 관세가 매겨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