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판문점선언]文 "김정은, 日과 대화 용의"...아베 "구체적 행동 이어지길"

■文, 주변국 정상과 릴레이통화
푸틴 "남북러철도, 가스, 전력 분야 3각 협력 필요"
"印과 정상회담중...며칠 뒤에"
시진핑 주석과 통화는 불발
"불편한 심기 드러내" 해석도

푸틴 대통령

시진핑 주석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뿐 아니라 일본·러시아 정상들과도 통화하며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와 분위기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29일 오전10시부터 45분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아베 총리도 북한과 대화할 의사를 갖고 있고 특히 과거사 청산에 기반한 북일 국교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이에 김 위원장도 북한이 얼마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아베 총리에게 전했다. 향후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일 정상회담, 북일 수교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언급했다고 아베 총리에게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말했다고 아베 총리에게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밝힌 것을 높이 평가한 뒤 특히 “북한의 움직임은 전향적”이라고 표현하며 “이 선언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통화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데 공감하고 비핵화의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5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푸틴 대통령은 “남북회담의 성과가 남북러 3각 협력사업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철도·가스·전력 등이 한반도를 거쳐 시베리아로 연결될 경우 한반도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남북러 3각 협력사업에 대한 공동연구를 3자가 함께 착수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오는 6월 문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로써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열강과 전화통화를 마쳤지만 중국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요청했지만 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정상회담 등을 이유로 며칠 뒤에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한반도 정세가 빠르게 변하자 ‘현상 유지’ 내지 점진적 변화를 바라는 중국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 28일 오후10시15분부터 진행됐던 한미 전화통화 후 미일 간 통화도 이뤄졌다. 아베 총리는 통화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남북 정상회담이 동북아시아 안정을 위한 ‘역사적 일보’로 환영한다는 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식을 함께했다”며 “미일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지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남북회담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들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의 설명이 있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미일·한미일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협력하기로 했다”며 “중국·러시아와도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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