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조작’ 혐의를 받는 드루킹 일당에게 현금 500만원을 받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 한모(49) 보좌관이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33분께 푸른색 남방에 곤색 점퍼 차림으로 나타난 한 보좌관은 “500만원 거래를 김 의원에게 보고했나”, “500만원은 묵시적 청탁 대가로 받았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대로 성실하게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한 보좌관은 지난해 9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멤버 김모(49·필명 성원)씨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경찰 등에 따르면 한 보좌관은 드루킹에게 먼저 “이번 달은 생활비가 모자라니 아껴쓰라”는 문자를 보냈고, 드루킹은 이를 금품 요구로 알아듣고 성원을 시켜 한 보좌관에게 500만원을 건넸다. 한 보좌관은 “아내에게 보낼 것을 잘못 보냈다”고 해명했지만 성원이 가져간 돈은 6개월 뒤 갚겠다며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 보좌관을 상대로 500만원 거래 사실을 김 의원이 알고 있었는지, 지난해 19대 대선 이후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인사 청탁한 정황과 관련 있는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을 방침이다. 성원은 경찰조사에서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이라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드루킹이 금전 거래 사실을 알고 있었고 한 보좌관이 드루킹 구속 직후인 지난달 26일 돈을 돌려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한 보좌관의 진술 내용과 태도, 증거 인멸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한 보좌관의 신병 처리와 추가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조사 과정에서 김 의원과의 연결고리가 밝혀지면 향후 김 의원을 불러 조사할 가능성도 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