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제재 완화 이전에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가한 ‘최대의 압박’ 작전과 정치·군사적 압박이 우리를 현 상황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며 “압박을 완화하는 것은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선비핵화, 후보상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반면 북한은 비핵화 조치 하나를 하면 이에 상응하는 제재를 완화하는 ‘단계적·동시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도 완전한 비핵화 후에야 보상을 주는 것은 북한에 ‘무릎을 꿇으라는 격’이라며 비핵화를 포괄적으로 합의하되 과정은 단계적으로 이행하는 절충안을 갖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와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를 연계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분명히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미국의 핵 폭격기 등을 한반도에 전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깐깐한 입장을 비친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 과정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북한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했고 CBS방송에 출연해서는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식은 1년10개월 만에 비핵화를 끝낸 것으로 북한도 속전속결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점진적 비핵화를 바라는 중국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한편 비핵화 방법론에 이견이 여전하지만 미국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인정하는 기류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극비리에 방북했던 사례를 들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