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재생, 철도지하화로 풀어야"

부산 도심부 철도를 지하화해 도심 단절과 지역 낙후를 극복하고 도시성장의 강력한 기반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부산발전연구원은 30일 BDI 정책포커스 ‘부산 도심재생, 철도 지하화로 풀어야’ 보고서를 내고 부산 도심 대개조 방안으로 철도지하화를 제시하고 추진 과제를 내놨다.

보고서는 부산 도심 철도망은 100년에 걸쳐 도심부를 4분면으로 단절해 도심 공간을 왜곡하고 발전을 저해함으로써 시민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가 국토발전 전략의 변화로 고속철도와 부산신항이 건설됨에 따라 부산 도심 철도구간은 통과 열차 대폭 감소 등으로 인해 철도운송의 대동맥 역할이 크게 약화됐다.

서울의 경의선 지하화로 탄생한 ‘경의선 숲길’은 철도재생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서, 사람이 넘쳐나고 새로운 도시문화를 선도하는 명소가 됐다. 서울시는 이런 파급효과를 내세워 경부선(서울역~노량진역) 지하화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은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의 선두주자이지만 그동안 도심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철도지하화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못해왔다. 이상국 연구위원은 “철도지하화가 도심 공간을 대개조하는 초석과 도심성장의 초강력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데 착안해 국가가 100년 넘게 점유·활용한 도심 철도공간을 무상으로 돌려받기 위한 지역사회 에너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철도지하화 대상구간은 가야선 차량기지 초입부∼경부선·우암선 합류점, 항만삼거리의 4.3km로 제시됐다. 면적은 동해선 철거면적(9,103㎡)을 포함해 11만1,856㎡로 지상 철로변의 도시재생 구역의 편입여부에 따라 사업구역은 30~50만㎡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사업비는 지상공간의 복합개발 비용을 빼고 6,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위원은 “철로 지하화 후 지상공간은 공원 및 광장, 지상의 철로변은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해 센트럴 레일 파크웨이(가칭 Central Rail Parkway)로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민공원~철도구간~북항재개발지를 연결해 시민에게 도심 녹색공간을 제공하고, 장기적으로 황령산~우암동산~북항2단계 친수공간으로 연결해 도심녹색고리로 확대해 나가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경의선 지하화의 전액 국비사업 사례를 볼 때 부산 도심 철도지하화는 국가적 목적 활용의 기능 상실이라는 논리로 국비사업의 근거 제시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적용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철도시설공단 및 부산도시공사와 협력해 공공기관 제안형으로 부산 도심 철도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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