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거래정지 큰 영향 없었다

기관, 경협인프라 관련주 사들여
거래량 증가...'전자' 빈자리 채워
거래정지 기간 짧아 증시 평온할 듯

삼성전자 매매거래 정지 첫날인 30일 코스피지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며 0.92% 오른 2,515.38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삼성전자의 거래정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삼성전자(005930)의 거래가 정지된 첫날인 30일 증시는 대체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전자가 편입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환매와 신규 매수가 동시에 중단됐지만 기관투자가들이 포스코·현대제철·한국전력 등 남북경협 관련 인프라주를 사들이며 삼성전자의 빈자리를 채웠다. 삼성전자의 매매거래 정지 이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거래대금도 9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량은 7억4,049만주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지수영향력이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거래를 주로 하는 ETF 등 파생상품에 좌우됐던 셈이다.


삼성전자의 매매거래 정지기간 동안 삼성전자를 기초 주권으로 하는 주식 선물·옵션거래는 중지된다. 매매거래가 재개되는 오는 5월4일 삼성전자 주식선물·옵션 역시 기준가격이 50분의1로 조정되며 미결제약정 수량은 50배 늘어난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ETF도 환매나 신규 매수가 중단됐다.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황에서 ETF를 신규 매수·환매할 경우 거래재개 후 삼성전자의 주가에 따라 가격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유동성공급자(LP)가 보수적인 호가를 제시하면서 ETF 가격에도 왜곡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총 353개 ETF 중 삼성전자가 편입된 ETF는 약 25%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7%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매매거래 정지로 인한 변동성을 우려했지만 남북 경협주 등을 중심으로 한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 빈자리를 채웠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삼성전자가 편입된 ETF 등도 함께 환매·신규 매수가 중단되면서 크게 변동성을 키울 만한 요인이 없어졌다”며 “거래정지 기간인 3거래일이 짧기도 한 만큼 남은 기간에도 괜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5월4일 삼성전자 주식이 주당 5만3,000원대에서 거래가 재개되면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앞으로 강화될 주주환원 정책의 수혜 범위도 넓어질 것”이라며 “액면분할 자체는 기업 펀더멘털과 무관하지만 거래량과 주가 변동성 확대가 예상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