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난소암팀 “장 유착·전이 다반사…타과와 협진해 정교한 수술”

[헬로 굿센터] 서울성모병원 난소암팀
로봇수술로 림프절·혈관·신경 손상 최소화
퇴원·회복·항암치료 빨라 치료결과도 좋아

“난소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산부인과는 물론 외과·비뇨기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영상의학과 등 관련 진료과 의료진과의 협업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협진팀이 잘 운영되고 있는 대형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이근호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난소암팀 교수는 “난소암이 소장·대장·비뇨기 등으로 퍼진 경우가 많아 해당 장기를 수술할 때 협진팀 의료진이 전공분야를 나눠서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암·방사선치료를 함께 하는 경우도 많아 매주 1회 관련 의료진이 치료 방침을 정하는 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1~2015년 발생한 우리나라 난소암 환자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64%로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교수팀은 환자의 상태와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 개복·복강경·로봇수술을 한다. 복강경수술과 로봇수술은 복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 수술도구를 집어넣고 하기 때문에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 복강경수술은 로봇수술에 비해 수술준비 시간 등이 짧고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이 적다. 양성종양, 비교적 단순한 종양 등 절제에 적합하다.


이근호(뒷줄 오른쪽) 교수 등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난소암팀 의료진이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성모병원

악성종양(암)이 의심되고 난소 종양이 주변 소장·대장 등과 유착돼 있다면, 절제 과정에서 주변 림프절·뇨관·혈관·신경 등이 손상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로봇수술이 유리하다. 이 교수는 “로봇수술을 받은 난소암 환자는 수술 당일 또는 다음날 퇴원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며 “대부분 항암치료도 받아야 하는데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는 항암치료 시기가 빨라져 치료 결과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되면 내년쯤 난소암 로봇수술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본인부담(현재 1,000만~1,200만원)이 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BRCA 유전자 변이 등이 있는 난소암 고위험군은 1년에 한번은 혈액·초음파 검사를 하는 게 좋다. 이를 통해 난소암을 조기 진단하면 생존율을 90%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로봇수술 등 절개부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수술을 하는 데도 유리하다.

하지만 환자의 25%는 1~2기, 75%는 3~4기에 암 진단을 받는 게 현실이다. 이 교수는 “표적치료제의 등장으로 3기 이상 진행성 난소암의 생존기간이 1년 이상 늘어났다”며 “BRCA 유전자변이가 없더라도 표적치료제가 효과가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난소암 표적치료제는 1개뿐인데 머잖아 2개가 추가로 승인될 예정”이라며 “BRCA 유전자 등이 변이된 난소암 환자는 변이된 비정상 세포를 정상화·회복시키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데 표적치료제들은 이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독성이 강한 기존 백금계·탁솔계 항암제에 50% 이상 반응을 보이는 환자의 경우 표적항암제(PARP억제제)가 잘 듣는 편이고 부작용도 적어 월 1회, 최대 15회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런 유지요법에 쓸 수 있는 표적항암제가 늘고 사용횟수 제한이 풀리면 환자들이 지금보다 좋은 여건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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