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갑질’ 논란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른바 ‘물벼락 갑질’로 논란이 된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 조사에서 폭행과 특수폭행,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등 모든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조 전 전무가 음료가 담긴 종이컵을 사람을 향해 뿌린 것이 아니라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출입구 방향으로 손등으로 밀쳤다고 진술했다”고 2일 밝혔다. 또 당시 회의가 중단된 데 대해 “조 전 전무는 자신이 해당 업무에 대한 결정 권한이 있는 총괄책임자이며, 본인의 업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조 전 전무는 전날 오전 강서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5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2일 새벽 귀가했다. 그는 지난 3월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업체 A사 팀장 B씨가 회의 중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를 참석자들을 향해 뿌린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일단 조 전 전무에게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지만,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을 경우 특수폭행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전무는 이와 관련해서도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방향으로 던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 전 전무를 상대로 증거인멸이나 피해자를 상대로 한 회유·협박이 있었는지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그는 이런 의혹과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와 수습대책을 상의는 했지만, 게시글(‘물벼락 갑질’ 폭로 글)을 삭제 또는 댓글을 달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 전 전무가 혐의 사실을 모두 부인함에 따라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를 통해 확보한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와 녹취 파일 등 증거물,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 그리고 피의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사실관계를 규명한 후 신병처리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