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취지로 미국 언론에 낸 기고가 논란이 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특보의 주한미군 관련 글에 대해 문 대통령이 직접 한 말을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문 대통령의 말을 전한 뒤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사실상 공개 경고했다.
문 대통령이 문 특보에게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청와대 차원에서는 지난해 6월 ‘쌍중단’ 발언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국내 보수층의 반발이 큰 사안에 대해 빠르게 논란의 싹을 잘라 한반도 평화구상 동력을 이어가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론 분열을 막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미국과의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하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주거나 혼선이 빚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평화협정 체결 뒤에도 주둔이 필요하다”며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강대국의 군사적 긴장과 대치 속에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