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쇄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 쪽에서 식별되지 않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대외 공개를 준비하는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고 3일 밝혔다. 한미 양국군은 풍계리 3번 갱도는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진 곳으로 판단해왔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특이 동향은 갱도 안으로 들어가 있던 전선 제거와 철거 공사를 위한 인력과 장비 이동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 선언을 속도감 있기 이행하려는 조치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은 이와 관련해 2일(현지시간) ‘북한이 폐쇄를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들에서 전선 철거를 시작했다’며 ‘핵실험장 갱도들의 폐쇄를 향한 첫 번째 조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부 핵실험장 폐쇄를 5월 중에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북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두 개의 갱도는 핵실험장에 굴착한 4개의 갱도 중 3, 4번을 지칭한 것으로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4번 갱도는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굴착했으며 완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움직임에 대해 “한미는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그 지역에 대해서는 한미가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기에는 제한이 있다”고 답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