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 샤오미 홍콩 상장 택했다

中정부 IT기업에 문턱 확 낮춰
알리바바 이후 최대 IPO 예고
최소 100억달러 조달 계획

블룸버그통신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정식으로 상장을 신청했다. 샤오미의 기업공개(IPO)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상장 이후 최대이자 올해 예고된 IPO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보여 중국·홍콩 정부의 규제 완화가 성공을 거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샤오미가 3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IPO 서류를 정식으로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샤오미는 IPO 규모 등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샤오미가 오는 6~7월 IPO를 실시해 최소 100억달러(약 11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는 앞서 뉴욕에 상장한 알리바바의 250억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최대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샤오미가 1,0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 텐센트·알리바바에 이은 3위 중국 IT 기업이 된다.

한때 뉴욕증시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했던 샤오미가 홍콩을 선택한 것은 최근 중국·홍콩 정부가 IT 기업의 본토 상장 유치를 위해 문턱을 대폭 낮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대어’ 알리바바를 놓친 홍콩 거래소가 기업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4월30일부터 차등의결권을 허용한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차등의결권은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로, 중국 IT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이 보장된 뉴욕을 선호해왔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주식예탁증서(CDR) 제도를 활용하면 홍콩 증시 상장으로 중국 본토 증시 상장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샤오미는 차등의결권과 CDR 발행 모두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문어발식 확장으로 경영위기를 맞았던 샤오미는 중국·인도 가전 사업에 집중하며 위기를 타개하고 있다. 지난해 샤오미의 매출은 전년 대비 67.5% 상승한 1,145억위안에 달했다. 다만 2016년 흑자 전환했던 순이익은 지난해 다시 439억위안 적자로 돌아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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