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 이틀째에 접어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일 “국민적 의혹에 휩싸인 드루킹 게이트 특검을 남북정상회담 비준과 맞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아무런 조건 없는 특검을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완고한 입장을 시사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해 특검을 정치적 타협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에 특검 수용을 거듭 요구했다. 그는 “드루킹 조작사건에 연루된 김경수 의원 본인과 청와대도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민주당은 특검을 반대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의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을 조속히 수용하고 하루빨리 여당다운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회 파행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추경에 국민투표법, 방송법 등 민주당이 원하는 현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데 특검 하나만큼을 끝내 받지 못하겠다며 국회 정상화를 걷어차는 게 민주당이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라”며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밑도 끝도 없이 (특검을) 안된다고 할 게 아니라 왜 그렇게 반대하는지 국민들에게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특검 수용과 맞바꿀 협상 카드로 언급됐던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에 대해서도 조건부 동의 의사를 밝혔다. 지난 남북회담을 ‘의미 있고 진전된 회담’이라 평가한 김 원내대표는 “미북정상회담 마치고 비핵화의 구체적 로드맵을 확인하면 남북정상회담 국회 비준뿐 아니라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한국당이 앞장서서 하겠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이런 한국당의 입장을 마치 남북정상회담을 무조건 깎아내리고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을 무조건 걷어차는 그런 정치집단으로 매도하는 일은 올바르지 않다”며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날렸다./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