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잠정 결론을 놓고 금융당국 간 낯뜨거운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된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상장 전 감리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위탁감리에 의해 진행됐음에도 모든 책임이 금감원에 쏟아지고 있다며 억울함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이 확정되지 않은 회계특별감리 ‘조치사전통지’를 외부에 공개하면서도 이를 정책협의기관인 금융위원회와 사전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사태를 키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잠정 결론 발표로 3일 동안 시가총액이 8조원이나 날아가버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
4일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조치사전통지서 공개는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컸음에도 금융위는 금감원의 결정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외감법 규정에 따라 금융위가 사전통지 업무까지 위탁한 만큼 절차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달 25일 조치예정안의 사전통지를 조속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금융위에 알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위 내부에서는 이례적인 외부 공개가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 금융당국의 책임을 묻는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올라오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위는 분식회계 등을 심사하는 감리위원회 일정을 앞당겨 임시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