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팀을 이룬 남북 탁구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북 단일팀인 KOREA(코리아)팀은 4일(한국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양하은(대한항공), 북한의 김송이를 내세웠지만 에이스 이시카와 카스미를 앞세운 일본에 게임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이후 27년 만에 단일팀을 구성한 코리아팀은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동메달을 딴 것에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지바 세계선수권 당시에는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 유순복을 앞세워 중국의 9연패 시도를 막고 금메달을 땄다.
남북 단일팀은 ‘지바 기적’ 재현에 실패했지만 한민족의 단합된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한국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건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또 북한은 단일팀 동메달로 2016년 쿠알라룸푸르 대회 동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2회 연속 메달을 수확했다.
코리아팀이 결승 길목에서 만난 일본 허물기에 도전했지만 세계 팀랭킹 2위 일본의 벽은 높았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국의 에이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일본의 기대주 이토 미마와 첫판에서 만났지만 0-3(2-11 8-11 9-11)으로 패하며 기선 제압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35위의 전지희는 세계 7위 이토의 날카로운 백핸드 드라이브에 고전했다.
1세트 2-2 균형에서 연속 9점을 내주며 2-11로 무릎을 꿇었다. 돌출형 라버의 회전량 많은 스매싱으로 무장한 이토의 구질에 적응하지 못한 게 1세트 넘겨준 패인이었다.
2세트 들어 초반 3-0 리드를 잡은 전지희는 세계선수권 첫 출전과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이토의 백핸드 드라이브 공세에 7-8 역전을 허용하며 2세트를 잃었고, 3세트마저 9-11로 넘겨줬다.
단일팀은 2단식에 북한의 간판 김송이(세계 49위)를 내세웠고, 일본은 세계랭킹 3위의 간판 이시카와로 맞불을 놨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단식 동메달을 땄던 김송이는 올해 독일오픈 챔피언 이시카와를 맞아 첫 세트를 4-11로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김송이는 2세트 들어 끈질긴 수비에 이은 빠른 공격 전환으로 이시카와를 파고들어 11-6으로 따내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에도 10-7에서 연속 3실점 하며 듀스를 허용했지만 이사카와의 범실을 유도해 13-11로 이겨 세트 스코어 2-1로 앞섰다. 커트 수비에 이은 드라이브로 빠른 공격 전환을 하며 이시카와를 흔든 게 주효했다.
하지만 왼손 셰이크핸드 이시카와는 예리한 스매싱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적은 김송이에 4세트를 13-11로 따내 승부를 최종 5세트로 몰고 갔다.
김송이는 5세트 듀스 릴레이에서 14-13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고도 날카로운 창으로 파상공세를 펼친 이시카와에 압도당하며 결국 14-16으로 져 승부의 물꼬를 단일팀으로 돌리지 못했다.
3단식에 나선 단일팀의 양하은(세계 27위)도 세계 6위 히라노 미우를 맞아 1-3(4-11 5-11 11-9 6-11)으로 무릎을 꿇었다.
양하은은 상대전적 3전 전패를 허용했던 히라노를 맞아 1, 2세트를 내주고 3세트를 따내 세트 스코어 1-2로 추격했다.
하지만 양하은은 4세트 들어 속사포 같은 공격을 퍼부은 히라노에게 무너져 결국 단일팀의 한일전은 게임 스코어 0-3 패배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