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 판문점이 아닌 싱가포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싱가포르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연합뉴스

세계적인 관심사인 북한의 핵포기가 논의될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지로 싱가포르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6일 연합뉴스이 북미정상회담 소속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당초 유력하게 제시됐던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은 적어지고 시기도 한미 정상회담의 영향으로 6월로 넘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비핵화 협상)이 잘 풀리면 제3국이 아닌 판문점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이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해 강력하게 제기됐던 판문점 개최설은 내부 논의 과정에서 제3국으로 회귀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개최에 호의적이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참모진들의 반대가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은 얼마 전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신선함이 떨어질 뿐 아니라 분단의 상징과도 같은 곳인 탓에 논의의 초점이 핵 포기가 아닌 분단 쪽으로 흐려질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제기된 장소가 바로 싱가포르다. 싱가포르는 외교적 중립지역으로서 과거 북미 비공식 접촉이 이뤄진 곳인 데다가 두 정상의 이동과 신변 안전·경호, 언론 접근성 등 면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여러가지 인프라가 잘 갖춰진 최적지로 평가된다. 국제 항공교통의 허브로서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나 북한의 구소련시대 비행기의 보수 정비를 모두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과 북한 대사관이 모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인 회담 준비에도 유리하다. 또한 타국의 최고위급 회담을 치러본 경험도 싱가포르 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015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전 대만 총통 간 양안 분단 66년 만의 첫 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열렸다.

하지만 아직 북미 정상회담 장소에 대한 확신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적 효과를 노려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은 곳을 ‘깜짝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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