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기업이 직원들의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며 뺨을 때리거나, 바닥에 엎드려 기어가게 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펑파이(澎湃)가 6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에는 후베이(湖北) 성 이창(宜昌) 시의 한 기업의 직원들이 4월 실적 평가회의에서 근무 태도 불량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는 동영상이 유포됐다.
동영상에는 유니폼 차림의 여성이 한 줄로 서 있는 남성 직원 여섯 명의 뺨을 차례로 여러 번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 직원이 뺨을 모두 맞자 나머지 직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또한, 책임자로 보이는 남성이 중앙에 서 있는 동안 10여 명의 직원이 두 손과 무릎으로 그 주위를 기어 다니면서 구호를 외치는 장면도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회사 대표는 “여섯 명의 남성 직원들이 고객 유치 전화를 걸지 않는 등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회사의 분위기가 너무 느슨해 실적이 저조하다는 생각에 이들 남성 직원들이 체벌을 스스로 원했고, 여성 직원은 동료들의 부탁을 받아 뺨을 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160여 명의 직원과 10개의 지점을 거느린 이 회사의 대표는 “이번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 경영을 개선할 것”이라면서도 동영상 유출자가 누구인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해명과는 달리 한 직원은 SCMP에 “회사의 처분이 부당하다고 여겼지만, 두려워 외부에 알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
동영상에서 동료들을 때린 여성 직원은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자 지난 2일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사건에 분노를 금치 못하면서 “이러한 기괴한 장면은 중국 기업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이 인간의 존엄보다 더 중요한가. 이런 쓰레기 같은 기업은 당장 문을 닫게 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런 중국 기업의 체벌은 이전에도 수차례 외부로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2016년에는 지린(吉林) 성 바이산(白山) 지역의 기업이 영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직원들을 길거리에서 기어 다니게 했다.
2013년에는 스트레스를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충칭(重慶) 시의 기업이 교육 시간에 직원들을 두 손과 무릎으로 기어 다니게 하기도 했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처/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