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미국 공화당의 거물 정치인 존 매케인(81·애리조나) 상원의원 측은 매케인의 사망 시 장례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초청할 생각인 것으로 보도됐다.
매케인 의원의 사망에 대비해 장례식 계획을 짜고 있는 그의 가까운 지인들이 백악관에 이미 이런 뜻을 전달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백악관을 대표할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 대신 펜스 부통령을 고른 것이다.
베트남 참전군인 출신인 매케인 의원은 1987년 상원에 입성해 내리 6선을 하는 등 미국 보수 진영에서 영향력이 매우 큰 정치인이다.
하지만 지난해 악성 뇌종양이 발병하면서 지금은 지역구가 있는 애리조나로 내려가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같은 공화당 소속이지만, 매케인 의원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정책과 관련한 불만을 여러 차례 제기해왔다.
특히 둘 사이는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심하게 틀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인 의원의 베트남 포로생활을 지적하며 “매케인은 포로로 잡혔기 때문에 진정한 전쟁 영웅은 아니다”라고 깎아내렸다.
매케인 의원은 이달 말 새로 출간될 자신의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이 수호한 여러 가치를 무너뜨린 인물로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장례식 초청인사 명단에서 배제한 것은 이런 ‘앙금’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매케인 의원을 병문안 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존은 지금 자신이 굉장히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케인 의원은 당적이 달라도 절친한 관계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정치를 떠나지 말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