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열기 식을라… 부산·대구도 '중도금 무이자' 봇물

지방시장 양극화속 공격 마케팅
계약률 높이기 치열한 경쟁
사업자 '무이자 혜택' 부담 커져

경쟁률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는 부산, 대전, 대구 청약 시장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는 단지가 줄을 잇고 있다. 지방 주택시장 대부분이 침체돼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 되는 상황에서 최근의 열기를 지속시키기 위한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포 등 일부 수도권 청약시장은 중도금 무이자 등 각종 혜택에도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7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대전에서 지난달 27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돌입한 대전 법동 e편한세상은 중도금 무이자, 분양가 10%인 계약금의 1차 1,000만원의 조건을 내세웠다. 대전은 지난 1월 서구에서 분양된 e편한세상 둔산의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274.9대 1의 경쟁률로 마감돼 주목 받았을 만큼 청약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는 곳이다.

부산의 경우 해운대구에서 최근 분양한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는 중도금 4~6회차에 대해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영도구에서 3월 분양한 봉래 에일린의 뜰은 중도금 전액 무이자 조건이다. 높은 청약 열기가 나타나 최근 수성구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서도 3월 복현 자이가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됐다. 이 단지들의 경우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5.6대 1)를 제외하고 모두 두 자리 수 이상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청약 접수가 마감돼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도권에서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는 주로 아파트 공급 물량이 많은 경기도 김포시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김포에서는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한 김포 고촌 캐슬앤파밀리에 1차 (1,872가구), 올해 3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버시티(1,568가구), 김포한강 동일스위트 더 파크(1,732가구), 1월 분양한 김포 한강 금호 어울림(873가구) 등이 모두 중도금 무이자 조건을 내세웠지만 이 중 김포 고촌 캐슬앤파밀리에 1차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은 모두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4월 공급된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은 8만 8,74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만 4,463가구보다 19% 증가했다. 올해 5월부터 12월까지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29만 1,798가구로 지난해 5~12월의 25만 1,027가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 같은 공급 물량 증가에 따라 아파트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도금 무이자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사업장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에도 최근까지 지방에서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사례들이 이어지고 미분양 물량이 많지 않았지만 점점 늘어나는 공급 물량이 사업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