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북한 광물자원개발 연구자료’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는 728개의 광산에 42종의 광물이 매장돼 있다.
728개 광산 중 중국 같은 외국 기업이 북한과 체결한 투자 계약은 총 38건이다. 전체의 5.2%에 불과하다. 이중 33건이 중국 기업이지만 현재 생산 중인 광산은 7곳(0.96%) 정도다. 그나마 중국 기업이 북한 7개 광산에서 생산하고 있는 광물은 철과 동 등 기초 원자재뿐이다. 광물공사는 “대부분 운영문제로 사업진척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전기자동차와 디스플레이의 부품으로 사용되는 희토류와 니켈은 아직 외국기업과 생산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희토류의 경우 중국에 일부 수출만 하고 있다. 북한은 황해남도 덕달광산에 희토류 2,000만톤이 묻혀있는 것을 비롯해 평안북도 룡포광산에 1,700만톤, 강원도 압동·김화광산에 각각 1,100만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니켈은 북한에 3만6,000톤이 매장돼 있다.
북한 광물의 추정 가치는 약 3,200조원에 달한다. 북한의 탐사·생산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장가치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한해 광물 수출로 벌어들이는 돈만 2016년 기준 14억6,000만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5,690억원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행되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풀려 남북 경제협력이 가능해지면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광물 사업도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와 니켈이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광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급처를 얻을 수 있다. 북한도 중국 이외에 우리나라로 광물 수출지를 다양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북한 자원연구소에 따르면 북한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26억3,000만달러어치의 광물을 중국에 75억3,000만달러에 매각했다.
다만, 북한 자원개발에는 전력이 걸림돌이다. 북한의 전력난을 고려하면 광산 채굴 때 주변에 발전소를 짓거나 충분한 전력공급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광산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우리나라가 공급하다 보면 전력 공급 비용이 광산 개발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북한 화력발전소의 65%, 수력발전소의 58%가 노후화가 진행 돼 개보수가 필요할뿐더러 광산 위치에 따라 신규 발전소를 지어야 할 수 있다”며 “신규발전소를 건설하는 경우에도 남북이 운영권 소유를 두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