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 "물류·금융 품은 우본, 4차혁명 첨병으로"

드론배송, 오지마을서 활용 모색
AI로 디자인한 우표 내년 발행
집배인력 1,000명 단계적 확충
근로시간 주40시간까지 단축도


“구한말 우편제도 도입이 근대화의 불쏘시개가 됐듯 우정사업본부가 물류혁신과 스마트금융을 통해 사람 중심의 4차 산업혁명에 앞장서겠습니다.”

강성주(사진) 우정사업본부장은 최근 옛 우정총국 건물 사진이 걸려 있는 서울 광화문우체국 내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물류와 금융을 양대 축으로 하는 우정사업본부는 4차 산업혁명과 가장 밀접한 정부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드론·블록체인·핀테크·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우정사업 전반에 걸쳐있다. 우본은 지난해 11월 전남 고흥군 득량도에서 국내 첫 우편물 드론 배송에 성공했다. 아직 경제성이 떨어지고 기술적 한계도 해결해야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려는 우본의 의지를 보여준 이벤트였다. 강 본부장은 “도심에서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강원 영월 등 오지마을을 중심으로 계속 검증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또 빅데이터 활용·공개에도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연 38억건의 우편물류 정보와 하루 평균 2,400만건의 금융거래 정보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편·금융이 융합된 신사업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공공데이터를 개방해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도울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외부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수혈하기 위해 매달 해커톤을 열고 있는데 수십가지의 아이디어가 마구 쏟아진다”면서 “상반기 중으로 중앙우체국에 스타트업을 입주시켜 실제 사업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표 제작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시도도 진행 중이다. ‘김홍도 프로젝트’로 이름 붙여진 AI우표디자인 공모전이 그것이다. AI를 활용해 디자인한 우표를 심사해 당선작은 내년에 실제 발행도 할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우정사업을 홍보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과 AI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AI 기술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인간과 AI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문현답(郵問現答). ‘우체국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강 본부장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지난달까지 5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강 본부장이 방문한 현장은 42곳에 이른다. 직접 이륜차나 전기자동차를 타고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체험만 11회나 했다. 이를 통해 집배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 19명의 우체국 집배원이 자살하거나 사고·질병으로 사망했다. 여러 원인이 지목됐으나 빠듯한 인력에 비해 높은 노동강도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집배원의 46%가 주당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한다. 우본은 집배인력 1,000명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연말까지 근로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고 궁극적으로는 40시간까지 줄여나간다는 목표다. 강 본부장은 “올 들어 1·4분기에 주당 근로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1.7시간 줄었다”면서 “지난해 집배인력을 800명 이상 충원한 것도 있지만 각 지역 우편집중국의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혁신해 분류 작업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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