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항공티켓 예매 사이트 화면 캡처
중국 민항총국(CAAC)이 중국내 36개 외국 항공사에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과 별개의 국가로 인식되는 표현을 삭제할 것을 요청한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한국 항공사들이 중국당국의 요청을 수용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중국 현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CAAC는 외국 항공사들에 표기법 수정을 요청하면서 한국 항공사들에도 관련 공문을 보냈다. 이에 일부 한국 항공사는 CAAC의 요청을 수용해 대만과 관련된 정보 분류를 모두 ‘동남아’에서 ‘중국 및 홍콩·마카오·대만’ 카테고리로 수정했다.
이날 오후 현재 한 항공 티켓 예매 사이트를 보면 대만은 동남아 카테고리가 아닌 중국 카테고리로 함께 묶여 있다. 다른 정보 안내에서도 동남아가 아닌 중국 카테고리로 편입됐다.
아직 관련 정보를 바꾸지 않은 타 항공사들 역시 조만간 CAAC 요청을 받아들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CAAC는 지난 1월 JW메리어트 호텔과 델타항공이 대만과 티베트 등 표기와 관련해 논란이 있은 뒤 외국 항공사들에 1차 요청을 했다”며 “지난달 25일 2차 요청이 있었던 뒤로 일부 항공사는 관련 정보를 수정했고, 나머지 항공사들도 현재 본사와 표기법 수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직접 성명을 내 중국의 표기수정 요구를 ‘전체주의적 난센스’(Orwellian nonsense)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6일 겅솽(耿爽) 대변인 명의로 “홍콩, 마카오, 대만 지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분임은 객관적 사실”이라며 “미국이 무슨 말을 하든 세상에는 ‘하나의 중국’ 밖에 없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고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