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보기술(IT) 매체인 전자시보는 7일 훙하이그룹이 자회사로 반도체 기업을 만든 뒤 12인치 웨이퍼를 생산하는 2개 공장을 세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훙하이그룹은 산하에 반도체 소그룹을 만든 뒤 반도체 설비업체 징딩정밀과기, 반도체 관련 비공개 테스트 업체 쉰신, 집적회로(IC) 구동 업체 톈위 등을 산하에 포함하고 반도체 웨이퍼 설계 제조, 회로판 설계와 소프트웨어, 메모리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반도체 소그룹 경영의 책임은 훙하이그룹 자회사 폭스콘 산하의 류양웨이 일본샤프이사회 이사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망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훙하이가 현재 웨이퍼 제조 분야의 기술력이 없기 때문에 웨이퍼 공장을 신설한다면 외부 스카우트를 통해 기술개발팀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훙하이는 지난해 애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사업 인수경쟁에 나섰지만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일각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반도체 분야의 자국 기술력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가운데 중국과 여러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훙하이가 반도체 자체 제조에 나서는 데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훙하이가 대만 기업이기는 하지만 애플의 주문을 받아 부품을 생산하는 폭스콘 공장 대부분이 중국에 있고 중국 정부 당국과도 직간접으로 연계돼 있어 훙하이의 반도체 시장 진출을 중국 당국이 내심 반긴다는 것이다. 중국 인터넷 매체 신랑재경은 대만을 중국의 한 지방으로 보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서 보면 대만 TSMC도 중국 소유라면서 TSMC 창업자 장중모 회장이 저장성 닝보 출신이라는 점 등을 부각하기도 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6일 우한 방문 때 반도체 기업 우한신신(XMC)을 찾아 기술력 개발을 독려했고 조만간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3,000억위안(약 51조원) 규모의 2기 반도체펀드 조성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국유기업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조성한 1,387억위안 규모의 반도체펀드는 지난해 말까지 웨이퍼 제조, 비공개 테스트, IC 설계 등 70개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