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실적과 주가의 괴리, 원인은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지난 1월 고점을 기록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3개월째 조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 조정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약화이다. 주가는 경기보다 선행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질 경우에는 1년 후의 실적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고 경기를 선반영한 주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미국 1·4분기 어닝시즌에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개장 전에는 평균 0.4%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장중에 평균 0.3%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실적이 주가에 선반영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실적 성장 모멘텀이 고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은 뭘까. 첫째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금리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와 수요 둔화 우려다. 4월 미국 ISM 제조업과 비제조업 지수가 3월 지수는 물론 예상치보다 낮게 발표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기회복 초기 국면에서 나타나는 금리 인상은 수요 증가를 동반하기 때문에 기업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진다. 3월 미국 정책금리 인상 이후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상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어 6월 금리 인상이 확정적이며 추가로 2회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속단할 수는 있다. 다만 실제 수요 둔화로 상당 기간 이후 나타날 것이다.

둘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대외적으로는 한치의 양보도 없는 맞대응을 벌이고 있다. 무역 자체가 직접적인 경제지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분쟁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주게 되고 소비지출 감소와 기업투자 감소로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 중국이 선제적으로 금융시장 개방, 지적재산권 보호, 자동차 외국인 지분율 51% 상향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국 경제에 이로울 것이 없는 상황이어서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해결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주 말 미국과 중국이 대화로 무역분쟁을 해결하기로 대원칙에는 합의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기대감이 낮춰지고 있기는 하지만 센티멘털 리스크는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기업실적 상향에 힘입어 증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평균 이하로 낮아져 있고 변동성은 높아져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정책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 최근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의 증가로 판단된다. 1·4분기 실적 발표가 정점을 지나가고 있어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조정 국면 속에서 주도주가 없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 반등국면에 대비해 올해 이익 증가를 주도하는 소비, IT, 헬스케어 업종의 실적 우량주를 눈여겨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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