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분기를 정점으로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것으로 전망했던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반도체주 강세를 이끌었다. 기업들의 데이터 센터 투자가 늘면서 반도체 업황 호조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1월27일 모건스탠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며 삼성전자(005930)의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전일보다 1.38%, 2.88% 오른 5만1,600원, 8만5,8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1.57%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개인투자자, SK하이닉스는 외국인투자가들을 중심으로 매수가 이어졌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218억원, 외국인투자가들의 SK하이닉스 순매수 금액은 39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대장주이기도 한 두 종목은 지난달 말부터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액면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4일 이후 4% 가까이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최근 8거래일간 4% 이상 떨어진 바 있다. 기대 이상의 1·4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와 남북 경제협력 테마주로 옮겨간 투자자들의 관심 때문이다.
하지만 9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가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해 강력한 매수 의견을 제시하면서 반도체주를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업황과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산업의 성장세가 ‘예외적’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마이크론에 대한 ‘매수’ 의견을 재차 확인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마이크론 주가도 전일 대비 5%나 상승했다.
조지프 무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클라우드 관련 투자가 예외적인 수준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8일 마이크론의 종가보다 34% 높은 주당 65달러를 마이크론의 목표 주가로 제시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고객사가 컴퓨터·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예전과 다른 업황 사이클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어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D램 가격은 안정적”이라며 마이크론의 주가가 하반기에 더욱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반도체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호조 등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올해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4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나란히 경신한 바 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