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기 지인을 살인하고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달 27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 유모(37)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그 시신을 경기도 포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해 유기한 혐의(살인·사체유기)로 조모(44)씨를 검거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조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토대로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수사는 지난달 30일 피해자 유씨의 누나가 실종신고를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이틀째 연락이 안 되고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신고에 경찰은 사건을 강력 수사로 전환한 후 주변 탐문수사에 나섰다. 유씨와 평소 친하게 지냈던 조씨의 자택 인근 폐쇄회로(CC)TV에서 조씨가 유씨를 차에 태우고 경기도 포천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러나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조씨는 “유씨를 경기도 포천까지 데려다 준 건 맞다”면서도 “유씨가 원해서 태워줬을 뿐 포천 가는 이유는 몰랐다. 그 후로도 전혀 행방을 모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를 돌려보낸 뒤 뒤늦게 유씨의 또 다른 지인으로부터 “유씨가 조씨를 만나러 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는 핵심 진술을 확보했지만 조씨는 이미 잠적한 상태였다.

경찰은 조씨가 사건 당일 빌린 렌트카를 단서 삼아 차의 동선을 역추적하며 조씨의 흔적을 찾았다. 조씨가 지나간 도로에는 범행도구로 보이는 약 30cm 길이 철봉과 버려진 유씨의 가방, 휴대폰 등이 발견됐다. 조씨가 장시간 차를 세운 경기도 포천의 한 공원묘지 주변 야산에선 암매장된 유씨의 시신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원은 유씨가 머리 뒷부분을 둔기로 가격 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부검 소견을 밝혔다. 경찰은 렌트카의 최종 목적지인 전남 광주로 이동해 피의자 소재를 추적하던 중 광주의 한 마트 주변에서 조씨를 발견해 검거했다.

조씨는 경찰조사에서 유씨를 살해한 동기 등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추가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범행동기와 사건 경위를 추궁할 예정이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