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어요"…홍대 누드모델 몰카범 오늘 영장 신청

동료 모델중 한명…"휴대전화 버렸다" 진술
경찰 지난밤 긴급체포 "증거인멸·도주 우려"

홍익대학교 회화과 누드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출한 동료 모델이 긴급체포됐다./출처=연합뉴스

경찰이 홍익대 회화과의 누드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유출한 동료 모델을 긴급체포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건 당시 모델 4명 중 한 명인 안모(25·여)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10일 오후 긴급체포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긴급체포했다”며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는데 조사 결과 본인이 버렸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안씨는 지난 1일 워마드 게시판에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촬영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올렸다. 안씨는 경찰에서 “파장이 커지자 게시글을 삭제했다”며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안씨가 자신이 가진 2대의 휴대전화 중 1대를 잃어버렸다며 전화기를 제출하지 않은 점, 피해자인 남성 모델과 최근 다툰 점에 비춰 혐의가 의심된다고 여겨 8일부터 10일까지 매일 불러 조사했다.


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던 안씨는 9일 조사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변경됐다. 경찰 조사에서 안씨는 평소 휴대전화 2대를 보유했으나 한 대는 음악 듣는 용으로만 쓰는 공기계였고 범행 이후에는 해당 공기계로 번호를 옮긴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첫 번째 휴대전화는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안씨가 범행 이후 ‘워마드’에 두 번째 휴대전화로 이메일을 보내 ‘IP나 로그 기록 등을 지워달라’고 요청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과거 워마드 회원이었지만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안씨는 피해 모델과 처음 본 사이였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쉬는 시간에 모델들의 휴식공간 이용 문제를 두고 피해자와 다툼을 벌이다 이 같은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가 올린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홍대와 학생회는 당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백을 유도했지만 사진 촬영·게시자가 나타나지 않자 지난 4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피해자인 모델은 자신을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수위가 높은 댓글을 쓴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해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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