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티르, 말레이 총리 취임…세계 최고령 국가정상 등극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10일(현지시간) 프탈링자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날 치러진 총선 승리를 확인하고 지지자들과 함께 두 손을 들어 보이며 환호하고 있다. /프탈링자야=로이터연합뉴스

93세의 나이로 15년 만에 정계에 복귀한 마하티르 모하맛(93) 전 총리가 10일 밤 취임선서를 하고 총리직에 복귀했다.

11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현지시각으로 전날 오후 9시 30분께 쿠알라룸푸르 시내 왕궁에서 술탄 무하마드 5세 국왕을 알현하고 총리 취임 선서를 했다.

전일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야권연합 ‘희망연대(PH)’가 하원 222석의 과반인 113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집권여당연합 ‘국민전선(BN)’은 기존 131석보다 52석이나 적은 7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줄곧 여당이었던 BN은 61년 만에 야당이 됐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10일 새벽 국왕 측으로부터 야권의 승리를 인정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우리는 복수를 하려는 게 아니라 법치를 회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1년부터 22년간 말레이시아를 철권통치했던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이미 말레이시아 역대 최장수 집권 기록을 지니고 있다.

1925년 태어나 올해로 93세를 맞은 마하티르 신임 총리는 세계 최고령 국가정상이란 기록도 함께 남기게 됐다. 현재 현직인 국가정상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은 튀니지의 베지 카이드 에셉시(92) 대통령으로 알려졌다.

그는 집권기간 강력한 국가주도 경제발전 정책을 펼쳐 가난한 농업 국가였던 말레이시아를 신흥공업국으로 변모시켜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린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수단과 방법을 다해 반대세력을 억압한 ‘개발독재자’란 평가도 받는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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