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조정 국면" 한국 경제 회복세 주춤

기획재정부, 11일 '5월 그린북' 발표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소비는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제조업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으면서 주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개월 간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던 경기 인식과 미묘한 차이가 나타났다. 다만 앞으로는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를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1~2월 높은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광공업 생산·투자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소비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한국 경제에 대해 ‘생산·소비·설비투자가 반등해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던 것과 다른 분석이다.

실제 올해 3월 전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1.2% 감소했다. 2016년 1월(-1.2%) 이후 26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자동차와 조선업 등의 부진으로 광공업 생산이 마이너스(-2.5%) 전환한 영향이다.


지난해 한국 경제 회복세를 주도했던 수출과 투자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월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7.8% 감소했고 건설투자도 4.5% 줄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였다. 4월 수출도 1년 전보다 1.5% 감소해 2016년 10월(-3.2%)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기저효과 탓이 크지만 높은 반도체 의존도와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 영향도 간과하기 어렵다.

정부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는 고용상황도 부진했다. 3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2개월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다. 청년실업률도 11.6%로 1년전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부정적인 지표가 많은 가운데서도 소비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소매판매는 2.7% 증가해 전달(0.8%)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달에도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3%, 카드 국내 승인액은 14.1% 각각 늘어 증가세 지속을 예고했다.

정부는 앞으로 경제 상황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세계 경제 개선, 투자심리 회복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조정 국면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광희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문구가 빠진 데 대해 “3월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으로 큰 의미를 둔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회복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 위험요인으로 높은 실업률과 고용 상황 악화,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경기 회복세를 일자리·민생개선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정책 방향 및 청년 일자리 대책 등 정책적 노력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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