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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지구’ ‘레니게이드’ ‘비트’ ‘킬빌’ ‘미션임파서블5’의 공통점은? 답은 모터사이클에 로망을 품게 만드는 영화들이라는 점이다. 라이더 입장에서 모터사이클은 슈퍼카급 스피드와 디자인, 글로벌 제조사들의 최신 기술력까지 만끽할 수 있는 종합 예술급의 아웃도어 취미다.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든 강력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본지 유주희 기자가 그동안 온라인으로 연재해온 모터사이클 시리즈 ‘두유바이크’를 격주로 지면에 연재한다. 시승기와 업계 소식, 인터뷰로 이어진다.
높아진 시트고와 늘어난 무게에 대한 부담감도 잠시, ‘역시 두카티’스러운 짜릿한 주행감에 빠져든 기자. /사진제공=두카티
두카티 스크램블러 시리즈는 지난 2015년 1월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4만6,000여대가 판매된 모터사이클 시장의 ‘베스트셀러’다. 두카티의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이 5만6,000대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800㏄급의 스크램블러에 이어 400㏄급의 스크램블러 식스티투, 이어 1,100cc의 고배기량 모델 출시는 자연스러운 행보다.
최신 모델인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은 5월 중 국내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에 앞서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 ‘스페셜’ 모델을 미리 만나봤다.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두카티가 주최한 전 세계 기자단 시승 행사에서다. 포르투갈 리스본을 출발해 남쪽 해안까지 약 190㎞의 시승 코스는 코너링을 시험해볼 수 있는 와인딩 로드와 파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해안 도로로 구성됐다.
우선 외모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800㏄ 스크램블러보다 좀 더 우람해진 덩치. 시트고가 790㎜에서 810㎜로 높아졌고 무게는 194㎏(스페셜 모델 기준)으로 20㎏ 늘었다. 여전히 두카티다운 매력적인 디자인을 자랑하지만 편하게 타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높이와 무게다.
하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부담감은 사라지고 어느새 짜릿한 주행감이 압도한다. 1,100㏄ 엔진은 원하는 만큼 힘을 내준다. 특히 시내 주행에 적합한 ‘시티’ 모드, 편안한 장거리 주행을 위한 ‘저니’ 모드를 체험한 후 공격적인 주행에 맞춰진 ‘액티브’ 모드로 변경하자 한층 거친 바이크로 변신했다. 달리는 동안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코너링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최신 전자 장비가 잘 갖춰진 바이크답게 어디까지나 라이더의 의도에 맞춰 착착 움직여 준다는 느낌이 강했다. 잠김방지 브레이크시스템(ABS),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고가 모터사이클에 적용되는 관성측정장치(IMU) 등이 안전하게 스피드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높이와 무게만 감당할 수 있다면 입문자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초반에 적응 기간이 다소 필요하다고 해도 자유분방하면서도 기운 넘치는 바이크를 소유하기 위해서 그 정도 수고는 들일 만하다. 게다가 유려한 디자인으로 라이더들의 마음을 빼앗아 온 두카티다.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은 기본 모델(국내 출시 가격 1,990만원)과 ‘스페셜(2,090만원)’ ‘스포츠(2,250만원)’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대부분의 수입 바이크와 마찬가지로 다소 비싼 가격 책정은 작은 시장의 한계다. 국내에서도 레트로 바이크 열풍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배기량을 높인 두카티 스크램블러가 재차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