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누드크로키, 발 빠른 수사 속도에 ‘몰카’ 피해자들 상대적 박탈감 호소 · 몰카범죄자 98%는 남성
홍대 누드크로키 모델 사진 유출자인 동료 모델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그동안의 몰카는 왜 방관했느냐”는 취지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몰카 범죄에 노출 돼 있는데도 수사가 더딘 것과는 반대로 남성 피해자에 대해서는 수사 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을 두고 나온 말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촬영범죄(일명 ‘몰카’)로 검거된 16,201명 중 15,662명(98%)가 남성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자인 상황에서 실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경우 이번 사건의 수사 속도는 본인이 겪은 경험과는 상반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몰카 사건의 피해여성의 글이 대표적이다.
피해여성은 본인이 찍힌 영상이 여러 사이트에 퍼져 불안장애 및 조울증에 시달린다며 가해자는 버젓이 학교를 계속 다니는 반면 본인은 휴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쓴이는 “홍대에 몰카 사건이 터졌다고 들었다. 국가는 용의자 스무명인가를 이번 주 내로 모두 조사하겠다고 했다”며 “나는 용의자가 한 명이었는데 조사를 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은) 잡기 힘들다, 안타깝지만 방법이 없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이번 사건을 보니 그건 다 핑계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폭력 전문가들은 남성이 피해자라는 점이 보통의 경우와 달라 관심이 더욱 집중됐고, 이 때문에 수사 속도가 빨라졌다는 반응이다. 다만 성폭력 피해 문제를 성 대결 양상으로 몰아 가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