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지폐
“마다가스카르에 왜 왔어요?” “암바토비 광산에 가려고요.” “오, 암바토비 훌륭해 훌륭해(excellent).”
마다가스카르에서 만난 한 청년과 나눈 대화다. 비단 이 청년뿐 아니라 현지에서 만난 사람 대부분이 암바토비를 얘기하면 엄지부터 치켜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암바토비는 마다가스카르 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젝트다. 암바토비의 투자 규모는 이 나라 국내총생산(GDP)의 80% 수준에 이르고 전체 수출의 30%를 책임지고 있다. 약 7,000명에 달하는 고용도 마다가스카르 내 최대 규모다.
암바토비의 위상은 마다가스카르의 지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는 지난해 최고액 화폐인 2만아리아리(약 6만원)를 새로 만들었는데 여기에 암바토비 플랜트 그림이 삽입됐다. 마다가스카르 중앙은행 관계자는 “암바토비는 마다가스카르에서 농업 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생산활동도 가능함을 보여줬고 고용·생산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해외자원개발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낙인찍힌 암바토비가 현지에서는 경제의 대들보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임상우 주마다가스카르 대사는 “다른 나라 대사들을 만나면 한국이 암바토비에 참여하고 있는 점을 들면서 부럽다고들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 기업이 마다가스카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임 대사는 “암바토비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췄다”며 “희귀한 동식물이 많아 관광에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고 이와 관련해 인프라·시설 등을 발전시킬 여지도 많다”고 소개했다. 중국도 마다가스카르의 가치를 높이 사고 있다. 중국은 세계 투자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서 마다가스카르를 전략적 요충지 중 하나로 꼽고 있으며 민간 기업들도 마다가스카르의 태양광·인프라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임 대사는 “한국은 암바토비 사업으로 현지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한 만큼 현지 투자를 늘리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타나나리보=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