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건축비 인상의 또 다른 근거는 기본형건축비와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표준형건축비가 임대아파트에 적용되는 건축비라면 기본형건축비는 분양아파트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똑같은 아파트를 짓는 일인데 두 건축비의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13일 대한주택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분양아파트의 기본형 건축비(11~20층, 60㎡ 이하)는 평당 159만원인데 반해 임대아파트의 표준건축비는 101만원 수준이다. 표준건축비의 비율은 기본형건축비와 비교했을 때 약 64%에 불과한 것이다. 이는 기본형건축비가 2008년 이후 10년간 34.4% 오르는 사이 표준건축비는 5%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인상이 더딘 표준건축비에 비해 기본형건축비는 실제 6개월에 한 번씩 조정을 거친다.
국토교통부는 기본형과 표준 건축비는 정책적 목표가 다른 만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명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건축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토목과 골조는 다르지 않은 만큼 두 건축비의 격차는 비정상적이라고 반박한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아파트의 골조(뼈대)가 분양용과 임대용이 뭐가 다르겠는가”라면서 “소비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이를 공식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한 관계자는 “기본형 건축비의 경우 산출근거가 전혀 공개되지 않으면서도 매년 2회씩 오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인상이 오히려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건설사 이익을 보장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표준건축비가 기본형 건축비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도시·금융연구실장은 “표준건축비를 기본형건축비의 80%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고 건설공사비지수를 고려해 주기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