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종로, 마포, 성북, 관악 등 서울 6곳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한꺼번에 풀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달 양도세 인상 여파로 얼어붙었던 서울 분양권 시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이번에 시장에 나오는 분양권은 서울에서 신규로 1년여 만에 공급되는 물량이어서 인근 중개업소로 대기 매수자의 문의가 빗발치는 것은 물론 매도자들은 최대한 웃돈(프리미엄)을 붙여 팔려고 당장 매물을 내놓지 않고 눈치 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처럼 관심이 몰리면서 일부 아파트 분양권은 최대 4~5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초기 시세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다르면 다음달 13일부터 분양권 거래가 가능한 ‘신촌그랑자이’의 인근 중개업소로 벌써부터 매수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마포구 대흥동 N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거래 가능 시점이 한 달 정도 남긴 했지만 매물이 있는지, 분양권 피(프리미엄)이 얼마인지 물어보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매도자들도 주변 시세를 참고해 슬슬 매물을 내놓을 준비를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달에라도 매물이 접수되면 즉각 알려달라고 부탁한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인근 중개업소의 말을 종합해보면 초기 시세는 전용 59㎡의 경우 9억5,000만~10억원, 전용 84㎡는 12억5,000만~13억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 아파트 일반 분양가보다 각각 3억5,000만~4억, 4억5,000만~5억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N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보통 조합원 입주권 가격과 인근 아파트 시세를 고려해 분양권 가격이 결정되는데 신촌 그랑자이의 전용 84㎡입주권 시세가 13억원까지 오른 상황”이라며 “이에 초기 분양권 가격도 13억원이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달 14일부터 거래가 가능한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의 분양권도 들썩이고 있다. 전용 84㎡의 경우 매도자들이 주변 시세를 고려해 최소 12억원 정도에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분양가보다 4억원 넘게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다음달 중순부터 전매제한이 풀리는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 아트리치’와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에도 매수 대기자들이 몰리고 있다. 두 아파트의 초기 분양권 프리미엄은 1억5,000만~2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석관동 D공인중개사 대표는 “이달 초 부터 분양권 매물을 보려는 투자자들이 하루에 최소 4~5명씩 방문하고 있는데 매도인들은 당장 매물을 내놓기 보다는 아직 관망 중”이라며 “매도인들은 2~3억원 정도 웃돈을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양천구 신정동 ‘목동 파크자이’,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크푸르지오’의 분양권에도 다음달 거래를 앞두고 대기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6개 아파트 분양권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입지가 좋은 데다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이후 서울에서 1년여 만에 신규로 공급되는 물량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6년 ‘11·3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 강남4구 민간택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로, 강남 4구 외 지역은 6개월에서 1년6개월로 강화했다. 2016년 말 분양됐던 6개 단지들이 다음달 전매 제한에서 해제되는 것이다. 관악구 A공인중개사 대표는 “이번에 분양권을 매수하게 되면 입주할 때까지 전매가 제한되지만 준공·입주 이후에도 추가 시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관심이 많다”며 “중도금 대출 승계도 가능한지 물어보는 문의도 상당수”라고 말했다.
이번 전매 제한 해제를 계기로 경색됐던 서울 분양권 시장에 활기가 돌지도 관심사다. 올해 1월부터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분양권 양도소득세가 보유기간 관계없이 50%로 인상돼 올 4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이번에 분양권을 매수하면 입주 때까지 거래할 수 없고, 매도자 입장에서도 양도세 50% 부담이 있고 전매 제한이 풀려도 시세 추이를 보기 위해 바로 매물을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분양권 거래가 활발해 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