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스 이른둥이 기저귀/사진제공=유한킴벌리
좋은느낌 솜솜 소중형
#제 딸은 예정일보다 두 달이나 빨리 태어난 이른둥이였습니다. 아이를 오래 품고 있지 못해 미안했는데 딸에게 맞는 기저귀를 찾지 못해 더 속상했죠. 일반 신생아용 기저귀를 입히면 기저귀가 가슴까지 올라와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작아 보였거든요. 지인의 추천을 받고 이른둥이용 기저귀로 바꾸면서 아이도 편안해 하고 저도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덜 수 있었습니다. (생후 35일 된 아이를 둔 한 부모)
이른둥이 출산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른둥이는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체중이 2.5kg이 안 되는 신생아를 일컫는다. 2005년 2만 498명이던 이른둥이는 10년 동안 48.3% 증가해 2015년에는 3만 408명을 기록했다. 전체 신생아의 4.8%를 차지하던 이른둥이가 10년 새 6.9%로 증가한 것이다. 이른둥이 출산은 늘지만 이른둥이 전용 기저귀는 전체 기저귀 시장의 5% 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매력이 떨어지는 시장인 셈이다. 많은 기업들이 외면한 이 시장에 2017년 8월 유한킴벌리가 뛰어들었다. 새로운 사회공헌 사업으로 ‘이른둥이 캠페인’을 발표한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제품 개발 단계서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며 사회공헌을 한 차원 높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한 뒤 지역사회에 베푸는 형태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y·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진행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많은 기업들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이윤까지 창출하는 고차원적인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을 추진한다. 이는 기업과 사회 모두에게 유익한 ‘윈윈(Win-Win)’ 모델로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평가받는다. 유한킴벌리가 이른둥이만을 위한 제품을 생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이른동이 출산율에
작은체구 신생아용 기저귀 무상공급
지난달까지 1,300명 90만 패드 제공
저소득층 여학생엔 무료 생리대 지원
핵심기능에만 집중 중저가 제품도
◇세상에 일찍 나온 아기들을 위한 조금 특별한 기저귀 = 유한킴벌리의 이른둥이 맞춤 기저귀가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있다. 작은 체구의 이른둥이가 일반 신생아용 기저귀를 입을 경우 기저귀가 몸에 딱 맞지 않아 남는 공간 사이로 대소변이 새는 애로사항이 생긴다.
게다가 배꼽이 떨어진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일 경우, 배꼽 부분에 기저귀가 닿지 않도록 기저귀 윗부분을 매번 접어줘야 한다. 하지만 이른둥이용 기저귀는 작은 체구의 아기에게 딱 맞아 이런 고민거리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 더불어 일반 기저귀보다 유연한 패드가 적용돼 연약하고 자극에 취약한 이른둥이의 피부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현재 유한킴벌리는 전국의 주요 대학 병원 및 종합 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을 통해 2.2kg 미만의 신생아들에게 자사의 ‘네이처메이드 이른둥이 소형’ 제품을 3년간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무상공급대상 병원이 아닌 경우 개별적으로 신청할 수 있고 이른둥이 가족당 1박스(총 150패드)가 제공된다. 그 결과 지난 달까지 1,300여 명의 이른둥이에게 약 90만 패드가 제공됐다.
이처럼 유한킴벌리가 남다른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할 수 있었던 데는 오랜 기간 터득해온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던 1980년대부터 나무 심기 캠페인인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진행했다. 국민과 나라가 있어야 기업도 이익을 내고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30년 넘게 이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유한킴벌리가 심은 나무의 수는 5.000만 그루가 넘는다.
“CSR 넘어 CSV 추진…윈윈 모델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활동 펼칠것”
◇저소득층 청소녀 대상 생리대 기부활동= 유한킴벌리는 또 국내 생리대 업계 1위로서 더욱 체계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첫 번째 노력으로 생리대 지원 사업을 강화했다. 저소득층 여학생들에 대한 생리대 지원을 확대해 초·중·고등학교에 생리대 150만 패드를 무상으로 제공한 것이다. 유한킴벌리는 2016년 이후에도 매년 생리대 100만 패드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단순한 기부에서 나아가 저소득층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부담을 내려놓고 구입할 수 있는 중저가 라인을 출시했다. 원래 유한킴벌리는 프리미엄 생리대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업이다. 기존 경영 방침과 달라졌지만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맞추기 위해 제품 개발 단계부터 저소득층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생리대의 핵심 기능인 흡수력과 샘 방지 기능에 집중한 합리적 가격대의 제품이 탄생했다.
작년에 출시된 ‘화이트 클린’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화이트’에 비해 공급기준 가격이 약 30~40% 낮다. 좋은 느낌 브랜드에서도 중저가 라인인 ‘좋은 느낌 순수’와 ‘좋은 느낌 솜솜’ 라인을 출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외에도 여성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인 ‘월경’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생리’의 A~Z까지 다루는 사이트 ‘우리는 생리하는 중입니다(우생중)을 개설했다. 콘텐츠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 한의학 박사 등 12명의 의료진, 감수 전문가, 에디터 등 24명의 전문가를 필진으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직접 쓰는 칼럼을 통해 ‘생리통의 원인과 대처방법’, ‘생리 전 증후군(PMS)의 정의와 증상’ 등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궁금해하는 정보에 대해 깊이 있고 알기 쉽게 제공하고 있다. 익명성 Q&A 페이지는 사용자들이 공개적으로 문의하기 부담스러운 사항을 전문가의 정확한 답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유한킴벌리 배철용 부장은 “유한킴벌리의 이른둥이 기저귀, 생리대 사례는 제품 설계부터 사회에 기여하고 동시에 수익을 내 사회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물론 기업의 첫 번째 목적은 경제적인 이득을 찾는 것이지만 유한킴벌리는 경제적 목적에 집중하는 주주자본주의를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계에 미력하나마 동참하고자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