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자 43%인 1,136만명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국내 취업자 43%인 1,136만명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군별로는 사무직·판매직·기계조작직, 소득 수준별로는 중산층에 위협이 집중될 것으로 파악됐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5일 ‘인공지능에 의한 일자리 위험 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의 43%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전체 취업자 약 2,660만명에 적용해보면 1,136만명이 고위험 일자리에 종사한다는 것이다. 대체 가능성이 보통인 중위험군은 39%인 1,036만명, 저위험군 일자리 종사자는 18%인 486만명으로 나타났다.
자동화 위험도는 직업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사무직의 86%, 판매직은 78%,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직은 59%로 3대 직군이 고위험 일자리에 속했다.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로봇,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 매장, 기계 제어 등을 자동화한 스마트 팩토리 출현이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77%가 저위험군 일자리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체 가능성이 낮았다. 단순노무 종사자, 농림어업 숙련자 등에선 중위험군 취업자 비중이 각각 60%, 90%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소득 수준별로 중산층이 자동화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 100만∼200만원, 200만∼300만원에서 고위험군 비중이 각각 47%로 가장 높았다. 이보다 소득이 낮거나 높으면 고위험군 비중이 작아졌다. 월 소득 100만∼300만원 구간에 전체 고위험군 취업자의 63%가 집중됐다.
직업별로는 통신서비스 판매원, 텔레마케터, 인터넷 판매원 등이 대체 고위험 직업이었다. 관세사, 회계사도 자동화 위험이 큰 20대 직업에 포함돼 전문직도 자동화 위험을 벗어나진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영양사, 의사, 교육 관련 전문가와 성직자 등은 AI로 대체되기 힘든 직업으로 꼽혔다. 산업별로 보면 도매 및 소매업(75%), 제조업(67%), 숙박 및 음식점업(59%) 등에서 고위험 일자리 비중이 높았다.
김 선임연구원은 지역상권 종사자의 경쟁자가 시외나 해외에서도 등장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 무인화가 지역 일자리 유출 발생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은 지역 상권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수요와 공급이 지리적으로 제약되는 것이 특징이었는데 앞으로는 자동화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개인들은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기업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 구성과 배치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취약층을 위한 재교육·전직 지원, 사회안전망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