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최대주주 일가의 갑질과 탈세, 상속세 탈루 혐의로 홍역을 겪는 와중에서도 1·4분기 나쁘지 않은 실적을 냈다.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은 각종 사회적 물의와 관계없이 대규모 성과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15일 대한항공은 지난 1·4분기 매출액이 3조1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4.3% 감소한 1,76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 안전장려금이 일시에 반영되며 소폭 줄었지만 각종 논란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선방했다는 평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가 지속되는 중국 노선을 제외한 구주노선과 동남아노선이 각 7%, 미주노선 5% 등 수송실적이 좋았다. 화물도 일본과 미주 노선에서 각각 14%, 3%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대한항공의 실적 전망을 밝게 본다. 얼어 있던 동북아 정세가 최근 남북·북미 정상회담 영향으로 완화되는 분위기다. 줄었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더 많이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지난해(940억원)를 넘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대한항공의 실적이 순항하면 조 회장과 조 사장의 월급도 두둑해진다. 조 회장의 지난해 급여는 28억7,200만여원. 이 가운데 1억7,200만여원이 목표 영업이익을 달성한 성과급이었다. 조 사장도 급여 5억140만여원 가운데 2,650만여원이 성과급이다. 올해도 영업이익을 초과 달성하면 조 회장과 조 사장은 각각 월 보수의 10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만약 조 회장이 용퇴할 경우엔 대규모 퇴직금을 받는다. 대한항공의 퇴직금 규정은 회장의 경우 재임 기간 1년당 6개월분의 월급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조 회장은 1992년 등기 임원이 된 후 1999년 회장이 됐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퇴임 당시 임원 재직기간 9년을 모두 부사장급 대우로 퇴직금을 산출해 받았다. 이를 볼 때 조 회장은 임원 재직기간 26년에 6개월분 월급(13억5,000만원) 등을 감안해 퇴직금만 약 3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