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큐어와 네일아트, 젤 네일 등은 손발톱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1주일 정도 지나면 지우고 1~2주의 식기간을 갖는 게 좋다.
직장인 김빛나씨(27)는 요즘 옷 스타일에 맞게 손톱 네일아트 색상을 바꾸고 발톱까지 신경을 쓰느라 일주일에 한 번은 네일숍을 방문한다. 그런데 최근 네일아트를 받기 무섭게 손톱이 잘 부러져 피부과를 찾았더니 조갑(爪甲·손톱과 발톱)연화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케라틴 부족으로 손발톱이 얇아진 상태다. 투명한 백색으로 변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손발톱은 반투명의 단단한 케라틴 판으로 손발가락을 보호하고 손으로 물체를 잡거나 촉감 구분 등을 돕는다.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김씨처럼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색깔의 매니큐어나 네일아트를 한다. 정기적으로 손발톱 각질을 제거하고 정리하는 것은 좋지만 네일아트는 1주일 정도 유지한 뒤 지우고 1~2주의 휴식기간을 갖는 게 좋다. 그래야 숨도 쉬고 손실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들인 돈이 아까워 오랫동안 지우지 않으면 보우선(Beau’s line·손톱에 나타나는 가로 고랑으로 손톱의 생산이 일시적으로 멈추었던 흔적)이나 손발톱판 착색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화증은 대부분 손발톱이 물에 많이 닿거나 손톱을 물어뜯거나 매니큐어·네일아트 등 외부자극으로 발생한다. 정상 손발톱의 수분함량은 10~15%. 장기간 습윤과 건조가 반복되면 손발톱 각질세포 사이의 연결이 느슨해져 잘 부스러지고 손발톱이 건조해져 층판으로 갈라지기도 한다. 혈액순환과 영양상태가 안 좋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장장애, 만성 관절염, 갑상샘 기능저하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물에 장기간 접촉한 뒤에는 바셀린 같은 보습제를 발라야 손발톱의 연화 및 손발톱층 갈림을 최소화할 수 있다. 육류·달걀·우유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해주고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류 섭취량을 늘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태경 을지대 을지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톱이 1개월에 3㎜가량 자라는 것으로 미뤄볼 때 손상된 손발톱이 새로운 손발톱으로 대체되는 4~6개월이 지나야 완전히 회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케라틴 성분 부족으로 손발톱이 비정상적으로 부드러워진 상태에서 외부자극을 계속 주면 영구적 변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지속기간이 긴 장점 때문에 젤 네일이 유행하고 있는데 자극이 강하다. 젤을 굳힐 때 사용하는 자외선램프는 하루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 바깥에서 직접 쪼이는 것보다 40% 이상 강해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미국의사협회는 1년에 6회 정도 15년간 자외선 손톱건조기를 사용한 여성에서 가족력 없이 흑색종이 발병됐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젤을 지울 때 사용하는 전용 아세톤도 일반 아세톤보다 1.5배가량 강해 자극을 준다.
이미 건강한 손톱 상태가 아니라면 연화증이 박리증으로 악화돼 손톱이 더욱 얇아지고 깨지며 조갑기질이 손상돼 본래 모양으로 잘 회복되지 않고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약해진 손발톱은 무좀균 등 곰팡이·세균 감염에도 취약해진다..
고현창 부산대 의대 피부과 교수는 “손발톱이 두꺼워지거나 색깔이 탁해지면 무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검사를 해보면 30~40%는 손발톱이 변성되거나 떨어져 나가는 이영양증·박리증·건선 등 다른 질환 때문”이라며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무좀인지 아닌지 정확한 검사·진단부터 받는 게 올바른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임웅재기자